카페움

제주는 로망의 땅이다. 당신은 작은 책방에서 햇볕 좋은 창가에 앉아 책을 읽고 싶었을 것이다. 직접 선곡한 노래가 흐르는 LP 카페에서 공상에 잠기거나, 아지트 같은 공간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뜻하지 않게 취향에 꼭 맞는 소품샵이나 옷가게를 발견하는 것도 여행의 소소한 낙이다. 그렇다. <카페 움>에는 다 있다.

죽은 나무에서 솟아나는 새싹(‘움’)처럼, 이 곳은 버려진 물건들이 사장님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태어난 공간이다. 잘 숙성된 품질 좋은 와인처럼, ‘빈티지하다’는 표현이 이만큼 어울리는 공간이 또 있을까. 그래서인지 카페 곳곳에 사장님의 오랜 취향이 깊이 녹아 있다.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곳. 특히 비밀의 공간이 곳곳에 숨겨져 있으니, 마음에 쏙 드는 자리를 찾아보길 바란다.

수제청으로 만든 청귤 에이드는 신선하고 맛있다. 음료 종류가 다양하고 특이한 메뉴도 많으니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시도해보자. 추운 날에는 별채 공간에서 붕어빵을 판매하신다고 한다. 제주에서 붕어빵이라니! 겨울이 벌써 기다려진다.